명의 파병 요청에 대한 광해군의 생각
경들은 지금 우리 병력으로 이 오랑캐(후금)를 잠시라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? … 지금 우리로서는 열심히 노력하여 군사를 기르고 장수를 뽑으며, 인재를 선발하고 백성의 걱정을 펴주어 인심을 기쁘게 하며, 크게 땅을 개간하고 병기를 조련하며, 성을 잘 수리하는 일이다. 이 모든 것을 정리한 뒤에야 정세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. <광해군 일기>
광해군을 폐위시킨 왕대비의 교서
하늘이 만백성을 내고 그 중에다 임금을 세운 것은, 대개 인륜을 펴고 기강을 세워 위로는 종묘를 받들고 아래로는 온 백성을 안정시키기 위해서이다. … 광해는 … 나의 부모와 친척, 어린 자식을 죽이고 나를 유폐하여 곤욕을 주는 등 인륜의 도리라곤 다시 없었다. …
이것뿐이 아니다. 우리 나라가 중국 조정을 섬겨온 것이 2백여 년이라, 의리로는 곧 군신이며 은혜로는 부자와 같다. 그리고 임진년에 재조(再造)해 준 그 은혜는 만세토록 잊을 수 없는 것이다. …광해는 배은 망덕하여 … 명군과 함께 오랑캐를 정벌할 때에는 은밀히 장수를 시켜 ‘동태를 보아 행동하라’하여 끝내 전군이 오랑캐에게 항복하게 하여 예의의 나라인 삼한(三韓)으로 하여금 오랑캐와 금수가 됨을 면치 못하게 하였으니, 그 분함을 어찌 이루 다 말할 수 있겠는가. …그러므로 이에 폐위하고 적당한 데 살게 한다.
<인조실록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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